하루하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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겨울무지개 2009. 8. 8. 15:49
날짜:
2009.08.08 (토)
오늘날씨:
행복지수:
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별로네요
6년..3년..3년..그리고 4년,

 

  

옛날 사진들을 뒤적거리며 추억을 되뇌어보다가.

나만이 가진 것인지.. 아니면 그 아이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것인지

, 뜬금없는 궁금증이 생겼다.

그때는 전혀 몰랐던 얼굴들, 하지만 익숙한 이름들

그리고..

그때의 니가 나에게 얼마나 넓게 , 그리고 크게.. 자리잡고 있었는지

새삼 깨달았고 또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알 수 있었다.

절대 아름답지만은 않았을 추억이 분명한데도 난 그것들을

그리워하고 있었고 잊고 싶지 않았다.

  

내 첫사랑이었던 그 아이는 더이상 첫사랑이 아니었고..

내가 좋아했던 아이는 나를 싫어했고..

내가 고백했던 아이는 나를 친구로조차 생각하지 않았고..

  

앨범자체를 만지기 싫었던 중학교시절의 앨범.

뭐가 그렇게 충격적였던건지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었다.

다만 한가지 , 3학년때 소풍으로 파크랜드를 가서 놀이기구(전혀

무섭지 않은)를 타는데 내 뒤쪽에 앉아서 옆에 친구에게 매달리며

무서워하던 그 애 모습. 엄청 웃겼는데..

생긴건 아저씨였는데.. ^^;;

처음 전학왔을때 같은 아파트라고 소개를 받고 담임샘이 챙겨주라

말했었던거. 그리고 친구 생일파티에서 내 맞은편에 앉아

서로 쳐다보기 싫어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던 모습.

  

사진으로 얼굴을 보는순간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라서.

아직도 그대로 일 것 같아서 순간 울컥해버렸다..

그 누구보다도 익숙한 얼굴이라서..

  

초등학교때 그 다음날 학교에서 너를 볼 생각에 잔뜩 들떠서

빨리 잠들고 다음날이 오길 바라며 잠들었던 내 모습..

.. 내가 자라면서.. 우리가 자라면서.. 나는 내 모습이 얼마나

징그러운지를 깨닫고 너를 바라만 봤었는데,

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참 바보같았고 어렸었다..

  

쪼끄만게.. 자존심은 있어갖고 , 성격은 잔뜩 모가나서.

괜히 틱틱거리고 좋으면서 싫은척 하고. 귀여운것들...ㅋㅋ

정말 웃긴건.

초등학교 졸업 단체사진에 나란히 찍힌 인형.

왜 그걸 갖고 왔는지 기억이 안났었는데.. 지금 기억났다.

걔한테 다시 돌려주려고.

혼자 드라마를 찍었지.. ㅋㅋ 나를 모를줄 알고..ㅋㅋ

  

i ♥ you 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작은 곰돌이 인형 열쇠고리.

나혼자 얘가 나 좋아하는거 아냐? 하며 착각에 빠졌었는데

참 그 어린 나이에 그런생각을 했던 나도 대단하다..........

  

지금에야말로 돌려줬어야 할 시기인데..

괜히 급한마음에. 성급한 마음에.. 놓치고 만 것들..

  

  

정말 내가 돌아가고 싶은 순간.

  

당신을 처음 만났을때도 아니고. 그 애를 만났을때, 라는거..

돌아갈 수만 있다면.. 당신을 아예 만나지 않을텐데,

후회만 하다보니.. 어느샌가 난 22살이 되었고.. (23살이거나)

감정이란걸 생각조차 하기 싫어져 버렸다.

다시..

불러일으키려니.. 겁나는것 투성이,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

혼자 순수한척 고고한척 하려니 손발이 오글거리고

시선은 둘 데가 없으며 입은 벙어리가 되어버렸지.

  

꽉 닫아 버렸던걸 열 수 있는 사람이.

생겼다.

아니, 니가 열어버렸다.

  

고마워.

  

 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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